양도세 중과 부활 D-Day, 강남은 매물 잠기고 강북은 16% 증발했다
새벽 6시에 휴대폰 알림이 울렸습니다. 어제 자정까지 잔금 처리하신 손님이었어요. "선생님, 잔금 다 끝났습니다. 이제 좀 누우러 갈게요." 메시지를 보고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14년 중개업을 하면서 손님이 새벽 6시에 잔금 완료 보고를 보내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5월 9일이라는 날짜가 어떤 무게인지, 손님 한 분의 메시지가 다 말해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어제 자정을 끝으로 4년간 이어졌던 한시 유예가 종료됐습니다. 시장은 어제까지 끝났고, 오늘은 다른 시장이 시작된다는 뜻이죠. 다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시장"의 모습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다릅니다.
오늘 꼭 알아야 할 뉴스
첫 번째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의 마지막 보완 조치입니다. 정부는 5월 9일 종료를 예정대로 단행하되, 2025년 10월 16일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에 한해 잔금 기한을 6개월까지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어제까지 계약을 체결하셨다면 11월 8일까지 양도해도 중과세가 배제됩니다. 또 임차인이 거주 중인 임대주택의 경우, 2026년 2월 12일 기준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최초 종료일까지 실거주 의무가 한시 유예됩니다. 이 두 가지 보완책이 5월 첫째 주 막차 계약 패턴을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두 번째는 강남3구 매매가 급등입니다. 한 달 사이 강남3구 매매가는 +24.7%, 한강벨트 8구는 +23.13% 뛰었습니다.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다주택자 급매가 쏟아질 거라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양도세 중과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강남 매물은 풀리기 전에 잠겨버린 겁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실거주 매수자만 받을 수 있으니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고, 매수자 입장에서는 호가가 받쳐주니 더 기다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부딪힌 결과입니다.
세 번째는 강북·외곽의 정반대 풍경입니다. 같은 한 달 사이 매물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정리해봤습니다.
| 지역 | 한 달 매물 증감률 | 매매가 흐름 |
|---|---|---|
| 강남3구 (강남·서초·송파) | 매물 잠김 심화 | +24.7% |
| 한강벨트 8구 | 매물 감소 | +23.13% |
| 구로구 | -16.6% | 보합 |
| 강북구 | -15.2% | 약보합 |
| 성북구 | -14.1% | 약보합 |
| 동작구 | -12.9% | 보합 |
| 중랑구 | -12.6% | 약보합 |
| 강서구 | -12.5% | 보합 |
| 노원구 | -12.3% | 약보합 |
강남이 가격을 끌어올린 게 아닙니다. 강북·외곽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시장 전체가 위로 끌려간 그림입니다. 다주택자분들이 "양도세 중과를 맞느니 그냥 거둬들이고 임대로 돌리자"는 선택을 한 결과인데, 그 결과 매물 자체가 줄어들면서 호가가 떠받쳐졌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렇게까지 동시에 매물이 빠질 줄은 몰랐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
이번 주 사무실 분위기를 한 단어로 정리하라면 "조용한 격렬함"입니다. 평소처럼 손님이 우르르 몰려오는 풍경은 없었어요. 그런데 들어오시는 분들마다 가방에서 매도 위임장이나 잔금 영수증을 꺼내십니다. 지난 닷새 동안 강남 4개구에서 진행된 막차 계약만 해도 우리 사무실에서 7건이었습니다. 평소 한 달 분량이 한 주에 몰린 셈입니다.
반면 강북·외곽 사무실은 분위기가 정반대라고 들었습니다. 어제 마포에서 일하시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봤는데, "이번 주 매도 상담이 한 건도 없었습니다"라고 답하시더라고요. 다주택자분들이 매도 자체를 포기하셨다는 겁니다. 그분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 결국 임대 시장으로 풀거나 자녀 명의로 증여를 검토하시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어느 쪽이든 이번 양도세 부활은 매물 잠김을 한층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매수자 풍경도 신기합니다. 어제 늦은 오후에 손님 한 분이 사무실에 들어오시면서 첫 마디를 이렇게 하시더라고요. "선생님, 다음 주에 가격이 더 빠질까요? 아니면 더 오를까요?" 14년 동안 이 질문을 하루에도 수십 번 받아봤지만, 5월 9일을 넘긴 시점에서는 누구도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매물이 어디로 갈지 아직 시장이 결정하지 않았거든요.
housenote의 한마디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오늘부터 다음 달 초까지 약 3주가 시장의 진짜 가늠자입니다. 매물이 잠긴 채로 호가가 더 올라가면 강남 외 지역까지 키 맞추기가 진행될 거고, 반대로 일부 다주택자가 결국 가격을 낮춰 정리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한 박자 늦게 식을 수 있습니다. 14년 경험에 비추어 보면, 6월 1일 보유세 기산일을 앞둔 5월 말이 의외로 큰 변수입니다.
실수요 매수자분들께 드리는 조언은 단호합니다. 강남3구·한강벨트는 이번 달 안에 호가가 더 빠질 가능성이 낮습니다. 본인 자금 계획 안에서 마음에 드는 매물이 나왔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잡으시는 게 맞습니다. 반면 강북·외곽 지역은 거래 절벽이 풀리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으니, 무리한 가격에 따라 들어가지 마시고 호가 조정 가능성을 두 차례 정도 확인하실 여유를 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다주택자분들께는 더 신중한 판단을 권해드립니다. 어제까지 계약을 잡지 못하셨다면, 오늘부터는 조정대상지역 처분에 기본세율 +20 ~ 30%p 중과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가 적용됩니다. 양도소득금액 5억 원 매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세 부담이 1억 원 이상 추가될 수 있습니다. 무리하게 추격 매도하기보다는, 임대주택 등록·증여·법인 전환 같은 다른 동선도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어제 사무실에 들렀던 50대 손님은 매도 대신 자녀 증여를 택하셨습니다. 본인 세 부담을 절반 이하로 줄이면서 자녀에게는 향후 가치 상승 여력을 넘겨주는 그림이었어요. 정답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본인의 자산 구조와 가족 구성, 그리고 향후 3 ~ 5년 보유 의향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내일 체크포인트
- 5월 12일 발표 예정인 5월 첫째 주 강남4구 거래량 — 막차 계약이 통계에 반영되는 첫 시점입니다.
- 5월 28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 환율과 가계부채 변수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첫 시그널이 나옵니다.
- 6월 1일 보유세 기산일 — 5월 말까지 처분하지 못한 다주택자분들은 올해 보유세를 한 번 더 짊어집니다.
본 포스팅은 14년차 공인중개사의 현장 경험과 공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상황에 맞게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