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양도세 마지막 날, 서울 매물은 7만건 아래로 잠겼고 전세는 다시 사라졌다

오늘 새벽 다섯 시에 휴대전화 진동에 깼습니다. 송파에서 단독주택을 가지고 있고 강남에 아파트 한 채를 더 두신 60대 손님이 보낸 문자였어요. "선생님, 제 강남 매물 호가 5천 더 내릴 수 있을까요. 오늘이 마지막인데 거래만 되면 좋겠습니다." 하루 종일 양도세 데드라인 얘기로 흘렀던 한 주가 이렇게 마지막 새벽까지 이어집니다. 5월 9일이 내일입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그 날입니다.

오늘 오전 사무실에 출근해서 매물 시스템을 켜자마자 숫자가 눈에 박혔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어제 기준 6만9554건. 4월 말까지만 해도 7만 4천 건 가까이 됐었는데 일주일 만에 5천 건 가까이 빠졌습니다. 7만건 선이 무너진 건 작년 가을 이후 처음입니다.

오늘 꼭 알아야 할 뉴스

이번 주 시장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둘째는 그 데드라인이 다가오는데도 매물이 오히려 줄고 있다는 역설입니다.

먼저 양도세 변화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내일 5월 10일 양도분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3주택 이상은 30%p가 가산됩니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최고 82.5%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100을 벌면 17만 5천원 정도밖에 손에 안 남는다는 얘기입니다. 14년 이 업계에 있으면서 80% 넘는 양도세를 마주하는 건 두 번째인데, 솔직히 첫 번째 때보다 시장의 긴장감이 더 셉니다.

구분 5월 9일까지 5월 10일부터
2주택자 양도세 기본세율 (6 ~ 45%) 기본세율 + 20%p 중과
3주택 이상 기본세율 (6 ~ 45%) 기본세율 + 30%p 중과
최고 실효세율 49.5% (지방세 포함) 82.5% (지방세 포함)

문제는 이 데드라인을 앞두고 매물이 늘기는커녕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7만건 아래로 떨어진 6만9554건. 그런데 전세 시장은 더 심각합니다. 한 달 사이 서울 전세 매물이 2만1807건에서 1만8605건으로 14.7% 빠졌습니다. 월세 매물도 14.3% 감소했고요. 두 번째 뉴스로 짚을 만한 건, 매도 가능성이 떨어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전월세로 돌리는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신호입니다. 그런데 그 전월세 매물조차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세 번째로 봐야 할 게 거시 환경입니다. 한국은행은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0%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습니다. 추가 인하 여부는 수도권 집값과 환율, 가계부채를 함께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고요. 결국 부동산 시장의 잠김이 길어질수록 통화정책의 손도 묶입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

이번 주 사무실 분위기를 한 줄로 요약하면 "팔려는 사람은 발을 동동, 사려는 사람은 팔짱 끼고 구경" 입니다. 어제 하루만 매도 문의 일곱 건, 매수 문의는 두 건이었습니다. 그것도 매수 두 건 중 한 건은 "지금 사면 안 되겠죠?" 라는 확인성 질문이었어요.

특히 절세 급매라고 내놓으신 분들의 표정을 보면 답답한 게 보입니다. 호가를 시세 대비 5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내려도 매수자가 안 나타나니까요. 어제 강남 한 단지에서는 같은 평형 매물이 호가를 1억 깎고 다시 5천 깎았는데도 거래가 안 됐습니다. 결국 어젯밤에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고 전세로 돌렸어요. "선생님, 그냥 5년 더 들고 갈게요. 전세 보증금이라도 챙기고요." 이 한 마디에 오늘 시장의 진짜 정서가 다 들어 있습니다.

전세 시장은 또 다릅니다. 7월 만기를 앞둔 분들이 벌써부터 매물을 보러 오시는데, 평수에 맞는 매물이 두세 개도 안 되는 단지가 부지기수입니다. 매도가 막히니 집주인들이 전세로 돌리긴 하는데, 호가를 한 번에 5천만원씩 올리는 분들이 많아요. 어제 어떤 단지는 같은 면적인데 한 매물이 5억, 다른 매물이 5억 8천이었습니다. 8천만원 차이가 그냥 호가만으로 발생합니다. 이게 정상적인 시장은 아닙니다.

서울 전체 1분기 전월세 신규 계약이 전년 대비 17.2% 줄었다는 통계가 있는데요, 현장에서 보면 그 17%는 "거래가 안 된 게 아니라 거래할 매물 자체가 없었던" 17%입니다.

housenote의 한마디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5월 10일을 기점으로 시장이 두 갈래로 갈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한 갈래는 매도를 포기한 다주택자가 만들어낸 매물 잠김으로 호가가 다시 슬금슬금 오르는 구간, 다른 한 갈래는 절세 급매 가운데서도 끝내 거래된 일부가 만들어내는 실거래가 하락 구간입니다. 통계상으로는 두 그래프가 동시에 출렁거릴 텐데, 실수요자분들은 절대 단일 지표만 보고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특히 매수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오늘과 내일 사이에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5월 10일 이후에 절세 급매가 더 쏟아질지, 아니면 잠김으로 호가가 튈지는 6월 중순쯤이면 윤곽이 잡힙니다. 14년 경험에 비추어 보면, 데드라인 직전과 직후 일주일은 양쪽 모두 비정상적인 가격이 찍히는 구간이라 그걸 기준 삼으시면 안 됩니다.

매도를 못 하신 다주택자분들도 너무 자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제 사무실에 오셨던 한 분께도 같은 말씀을 드렸는데, 양도세 중과 유예 시한이 또 한 번 풀릴 가능성이 아예 닫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5월 10일 이후 시장은 잠시 진공 상태가 됩니다. 그 시기를 잘 활용하면 임대 운영으로도 충분히 길은 있습니다.

내일 체크포인트

5월 9일 토요일은 양도세 중과 유예의 마지막 날입니다. 등기 일자 기준이라 거래 자체는 사실상 오늘까지 마무리돼야 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5월 11일)부터는 서울 아파트 매물 추이와 거래량을 동시에 보셔야 합니다. 매물이 더 빠지는데 거래량이 그대로면 잠김, 매물이 빠지고 거래량까지 떨어지면 거래 절벽 진입 신호입니다.

5월 셋째 주에 발표될 한국부동산원 주간 시계열 자료가 데드라인 이후 첫 공식 통계가 됩니다. 그 숫자가 5월 10일 이후 시장의 첫 답안지입니다.

본 포스팅은 14년차 공인중개사의 현장 경험과 공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상황에 맞게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