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데드라인 일주일 앞, 그런데 시장은 전세에서 먼저 무너지고 있다
오늘 토요일 오전인데 사무실이 평소처럼 한가하지 않았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30대 부부가 들어오셨는데, 첫 마디가 이거였어요. "선생님, 저희 7월에 전세 만기인데 지금부터 매물 알아봐야 할까요?" 평소엔 만기 두세 달 전부터 움직이는 분들이 많은데, 요즘은 두세 달 전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안 통합니다. 어제 금요일에도 똑같은 질문을 세 번 받았습니다.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문은 매매 시장 이야기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14년 이 업계에 있으면서 보니, 정작 더 무거운 변화는 전세 쪽에서 먼저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매매와 전세, 두 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는 풍경을 정리해드리려 합니다.
오늘 꼭 알아야 할 뉴스
첫째,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1년 새 31.9% 증발했습니다. 어제(5월 1일)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전체 전세 매물은 4월 말 기준 1만 8,377건으로, 지난해 6월의 2만 6,991건에서 8,614건이 사라졌습니다. 외곽 지역은 더 심각합니다. 중랑구는 1년 만에 매물이 85.3% 증발했고 관악·노원·성북도 70% 이상 줄었습니다. 84㎡ 기준 평균 전세금은 7억 1,068만 원으로 1년 전보다 5,005만 원(7.6%) 올랐습니다.
이 숫자를 보고 솔직히 저는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전세 매물이 30% 가까이 줄었다는 건 단순한 공급 부족이 아닙니다. 시장에서 "전세를 내놓을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둘째,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까지 정확히 일주일 남았습니다. 강남·서초·송파·용산 4개구 주택은 5월 9일 이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4개월 내 양도하면 중과 적용에서 빠집니다. 작년 10월 16일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은 5월 9일까지 계약을 잡고 6개월 안에 잔금·등기를 끝내면 됩니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강남권에서 "막차 매도"를 노린 다주택자 매물이 부쩍 늘었습니다.
셋째,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로 동결됐고, 신임 신현송 총재의 첫 금통위는 5월 28일로 잡혔습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가계부채 우려가 겹치면서 시장의 인하 기대는 일단 후퇴한 분위기입니다. 부동산 시장 입장에서는 "당장 금리는 안 떨어진다"는 메시지가 그리 반갑지 않습니다.
| 지표 | 1년 전(2025년 6월) | 현재(2026년 4월 말) | 변화 |
|---|---|---|---|
| 서울 전세 매물 | 26,991건 | 18,377건 | -31.9% |
| 84㎡ 평균 전세금 | 약 6.6억 원 | 7억 1,068만 원 | +7.6% |
| 강동구 전세금 상승률 | - | - | +19.8% (25개 구 1위) |
| 한은 기준금리 | 2.5% | 2.5% | 동결 |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
이번 주 사무실에 들어온 전세 문의가 평소의 두 배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매물 장부를 펼쳐보면 받아드릴 매물 자체가 없습니다. 강남구 84㎡ 전세가 작년 이맘때는 두 자릿수로 잡혀 있었는데, 지금은 손가락에 꼽힙니다. 어제 한 손님은 매물 두 개를 보시더니 "이게 전부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그게 전부였습니다.
집주인들이 "내 집에 들어가 살겠다"는 말을 부쩍 자주 합니다. 실거주 의사가 진짜인 분도 있고, 비거주 1주택 규제 강화 움직임을 의식해서 명분을 미리 만드는 분도 있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시장에서는 결과가 똑같아요. 전세가 빠지고 매물이 사라집니다.
매매 쪽도 분위기가 묘합니다. 양도세 데드라인이 일주일 앞이라 다주택자 급매가 더 쏟아질 거라고 다들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강남 4개구에만 막차 거래가 몰리고 있습니다. 보완책 덕분에 이 지역 매도자들은 "이번 주 안에 계약만 잡아두면 4개월 여유가 있다"는 계산을 합니다. 반면 그 외 지역 다주택자분들은 "차라리 임대로 돌리거나 일단 버티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어요.
요즘 사무실 화이트보드에 적어두는 매매·전세 상담 비율이 평소와 정반대입니다. 평소엔 매매 6 : 전세 4였던 게, 이번 주는 매매 4 : 전세 6으로 뒤집혔습니다. 14년 동안 이 업계에 있으면서 비율이 이렇게 빠르게 뒤집히는 걸 본 적이 손에 꼽습니다.
housenote의 한마디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5월 9일이 매매 시장의 분기점이라면 이번 여름은 전세 시장의 진짜 분기점이 됩니다.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면 다주택자분들이 "팔지도, 전세도 안 놓겠다"는 선택을 하실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안 그래도 빈약한 전세 공급을 한 번 더 짓누를 겁니다.
실수요 임차인분들께 드리는 조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7월에서 9월 만기를 앞두고 계신다면 지금부터 매물 검색을 시작하세요. 14년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전세 공급이 한번 빠진 시장에서는 매물이 나오는 즉시 계약이 끝납니다. 호가도 같이 따라 올라갑니다. 둘째, 강동·송파·광진처럼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은 보증금 부담이 상당합니다. 무리하게 대출을 더 받기보다는 인접 구로 동선을 넓혀 검토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주택자분들께는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5월 9일 이후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면 중과세율(기본세율 + 20 ~ 30%p)이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배제될 수 있습니다. 향후 6개월 안에 보유 물량을 한 번은 점검하실 시기가 옵니다. 막차에 무리하게 올라타기보다는, 본인 보유 구조에 맞춰 차분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내일 체크포인트
-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까지 7일 — 강남 4개구 막차 계약 추이를 가장 먼저 보세요.
- 5월 28일 신현송 총재 첫 금통위 — 가계부채와 환율에 대한 첫 코멘트가 향후 금리 시그널입니다.
- 6월 1일 보유세 기산일 — 5월 말까지 처분 못 한 다주택자는 올해 보유세를 한 번 더 짊어집니다.
본 포스팅은 14년차 공인중개사의 현장 경험과 공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상황에 맞게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