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 반토막에 월세 152만 원, 양도세 D-11이 가른 4월 마지막 주 임대시장
월요일 아침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30대 후반 여성분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약속도 안 잡고 오신 거였어요. "선생님, 전세 만기가 7월인데 집주인이 지금부터 알아보라고 하시네요. 지금 매물이 그렇게 없습니까?" 마실 물 한 잔 드리고 자리에 앉으셨는데, 손에 쥔 휴대폰 화면에는 부동산 앱이 켜져 있더군요. 반경 2km 안에 전세 매물이 7건. 그 중 4건은 보증금이 작년 같은 평형 시세보다 1억 5천 이상 높았습니다.
이런 전화와 방문이 이번 주 들어 부쩍 늘었습니다. 매매 상담은 다주택자 위주, 전세·월세 상담은 실수요자 위주로 양분되는 풍경이 4월 마지막 주의 단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늘 꼭 알아야 할 뉴스
첫 번째는 임대시장 매물 가뭄입니다. 4월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5,403건입니다. 올해 초 대비 33.3% 줄었고, 2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운 49.7%가 사라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 4월 셋째 주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2% 올랐는데, 이게 2019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 숫자를 보고 "아, 봄 이사철이 끝나도 진정될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봤습니다.
두 번째, 월세 시장은 더 격렬합니다. 4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 약 3만 건 가운데 49%가 월세였습니다. 절반에 육박합니다. 평균 월세는 지난달 152만 8천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고요. 빌라 쪽은 더 심합니다. 서울 빌라 임대차 시장 월세 비중이 80%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전세보증금 떼일까 봐 임대인도 임차인도 월세로 도망친 결과입니다.
| 구분 | 2024년 4월 | 2025년 초 | 2026년 4월 |
|---|---|---|---|
|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 약 30,600건 | 약 23,100건 | 15,403건 |
| 평균 월세 | 약 130만 원 | 약 142만 원 | 152만 8천 원 |
| 전월세 중 월세 비중 | 약 38% | 약 44% | 49% |
세 번째 뉴스는 매매 시장의 강남발 급매 출회입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서둘러 던지는 매물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4월 들어 강남구 매물이 한 달 새 20.5% 늘었고, 서초구 평균 매매가는 2월 27억 6,314만 원에서 3월 21억 3,160만 원으로 주저앉았습니다. 강남구도 26억 4,337만 원에서 21억 7,350만 원으로 내려갔고요. 이게 무슨 의미냐면, 명목상 평균이 떨어진 거지 동일 단지·동일 평형 호가가 6억씩 빠진 게 아닙니다. 그동안 거래가 안 되던 30억 이상 매물이 빠지고, 20억 안팎의 급매가 거래되면서 평균이 끌어내려진 거예요. 14년 이 일을 하면서 이런 식의 "평균 착시"는 항상 데이터를 잘못 읽게 만드는 함정이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1분기 신규 경매 신청이 3만 541건으로 13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매매·임대 양쪽이 동시에 출구를 잃은 사람들의 흔적이 경매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
이번 주 사무실 상담을 정리해보니 흥미로운 패턴이 보였습니다. 매매 문의는 다주택자 7건, 1주택 갈아타기 3건, 신규 매수 2건. 전세 문의는 22건, 월세 문의는 14건이었습니다. 매매와 임대의 비율이 거의 1:3입니다. 작년 이맘때는 1:1 정도였거든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화요일 오후에 오신 30대 부부였습니다. 4년 전 전세 4억 5천에 들어가신 분들이었는데, 이번에 갱신청구권을 안 쓰고 5% 더 얹어서 재계약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갱신권을 아껴두고 싶어서요. 다음에 더 오를까봐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판단이 합리적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임차인들이 "갱신권을 카드 한 장 아끼듯 쓴다"는 분위기 자체가 시장 심리를 보여줍니다.
매도 상담 분위기도 묘합니다. 다주택자분들 중 "지금이라도 1채 정리할까" 망설이시던 분들은 이번 주를 기점으로 결단을 내리시는 분이 늘었어요. 반면 매수 측은 의외로 차분합니다. "5월 9일 지나면 더 나올까 봐 기다린다"는 분들이 많거든요. 결국 이번 주는 파는 사람만 급한 시장입니다.
전화 문의 중 절반이 전세 관련이라는 건 사무실 입장에서는 거의 처음 겪는 일입니다. 보통 4월 말이면 매매 문의가 늘어야 정상인데, 올해는 임대 시장이 매매를 압도하고 있어요.
housenote의 한마디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5월 9일 이후가 진짜 시장의 분기점입니다.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다주택자 매물 출회는 잠잠해질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거래 가뭄 속에서 호가가 다시 슬금슬금 올라올 수 있습니다. 강남 급매가 6월부터 사라지면 평균 가격은 다시 올라갈 거예요.
전세는 더 골치 아픕니다. 매물이 늘어날 동력이 없어요. 임대인이 월세로 돌리는 흐름이 굳어졌고, 신축 입주 물량은 강남 일부 단지를 빼면 가뭄에 가깝습니다. 14년 경험에 비추어 보면, 한 번 월세화가 진행된 시장은 다시 전세로 돌아오는 데 최소 3 ~ 5년이 걸렸습니다. 보증금 리스크와 금리 환경이 동시에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죠.
실수요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전세 만기가 8월 이전이라면 지금 당장 알아보셔야 합니다. 5월 들어가면 매물이 더 줄어듭니다. 둘째, 매수를 고려하신다면 5월 9일 이후 2 ~ 3주를 관찰해보시기 바랍니다. 급매가 사라지고 호가가 올라오는 속도를 보면, 본인 자금 계획에 맞는 진입 타이밍이 보입니다.
다주택자분들께는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경우엔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보완책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꼭 짚고 넘어가셔야 합니다.
내일 체크포인트
수요일에 한국부동산원 4월 4주차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이 발표됩니다. 강남 급매 출회가 매매가격에 어디까지 반영됐는지, 전세가 상승 폭이 0.22%를 넘어서는지 두 가지를 봐야 합니다.
5월 9일 양도세 중과 시행까지 영업일 기준 8일이 남았습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마감 통계도 함께 추적해 드리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14년차 공인중개사의 현장 경험과 공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상황에 맞게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